Week 32

매주 주말이 되면 다음 주 문장을 고민합니다. 한 주 동안 여유롭게 고전 한 권을 읽었다면 걱정 없습니다. 밑줄 그은 수많은 문장 중에서 유독 와닿는 페이지를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나 진득하게 앉아있을 시간이 부족했거나, 마음이 편치 않아 글자를 아무리 쳐다봐도 꾹꾹 눌러 담지 못하는 요즘 같은 때가 문제입니다. 이럴 땐 잔꾀를 냅니다. 서가의 책 제목을 쭉 따라가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꺼냅니다. 이 전에 진하게 동그라미를 친 단어나 밑줄 그은 문장의 앞뒤를 다시 읽고, 그 챕터를 한 번 더 읽습니다. 그러던 중 그 당시 미처 돌보지 못했던 나의 마음도 읽습니다. 이렇게 요령을 부려 화요일의 문장을 결정했더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일주일에 고전 문장 하나씩을 찾는 즐거움은 주 단위로 삶의 태도나 감정 상태를 초기화하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분별력을 갈망하는 나에게 스스로가 주는 위안’입니다.

이런 적 있으신가요. 수십 개가 넘는 케이블 채널을 리모컨으로 계속 돌리고 있지만 볼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입니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나의 시간을 뺏으려 안달 났지만 안에는 막상 아무것도 없습니다. 휘둘리다가 지치고, 이것저것 기웃거리면서 불안하거나 지루하거나 하다가 시간만 허비합니다. 나에게 의미 없는 걸 알았다면, 당장 리모컨을 내려놓고 운동이나 전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데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모니터 앞에서도 판단이 잘 서지 않곤 하는데, 인간관계에서도, 업무에서도, 삶의 중요한 순간에 분별력이 흐려지면 매우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단단한 분별력이 있다면 훨씬 더 자유로이 나의 삶에 집중할 수 있을 텐데요. 분별력을 갈망하는 제가 지금까지 관찰했던 분별력을 위한 배움 네 가지를 기록합니다.

하나, 나의 삶의 우선순위,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을 것: 나의 선택은 내가 가치를 두는 것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이 덜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둘, 서두르지 말 것: 여유로울 때 더 멀리 더 넓게 볼 수 있다. 조급함을 부릴 때 시야가 흐려진다.

셋, 당장의 욕심에 휘둘리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만약 아니라면 객관적인 상황에 순응할 줄 알아야 한다.

넷, 혼자만의 시간을 연습한다. 집중하던 것에서 잠시 거리를 두는 경험은 어떤 상황에서든 잠시 떨어져나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침묵과 고요를 삶 가운데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