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1

[우물쭈물 하다가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 두려울 때의 결정 연습]

결정할 때 신중하지만 빠르게 할 것.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판단을 믿을 것. 이렇게 생각할수록 결정은 더욱 초조해지고 어렵습니다. 물속에서 우아한 영법이 욕심날수록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것처럼 말입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근육을 굳게 하듯, 잘못된 결정으로 고생했던 기억은 더 나은 결정을 위해 망설이는 시간을 길게 합니다. 저는 결정을 할 때 직관을 따르는 편이라 가끔은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실수했던 기억 때문인지 결정하기 전, 명백하고 확실한 이유를 상대방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결정을 미룹니다. 그런데 신중함의 절반은 덜어내고 싶습니다. 반복된 생각으로 쌓인 피로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다 보니 결정이 어려운 핑계만 열심히 찾고 있네요.

[결정은 ‘떠난다’라는 뜻이다. 독일어로 결정을 의미하는 단어 ‘ent- Scheidung 에는 이별을 의미하는 Scheidung이라는 표현이 내포되어 있다. 그렇다. 결정은 무엇인가를 떠나는 행위를 뜻한다. 삶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여러 개의 보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그 결정을 위해 내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기는 습관 중에서- ]

신속한 결정의 필수 조건은 자신에 대한 정확한 파악입니다. 스스로를 과소, 과대평가도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내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 알려면 결정의 주체인 ‘나’를 내가 잘 알아야 합니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을 때 내리는 결정은 신속하고 대범할 수 있습니다. 내 앞에 펼쳐진 선택지가 모두 내가 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원하고 바라는 결정 한 가지만 수면 위로 떠오르고, 나머지는 심연으로 차분하게 가라앉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결정이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나’를 믿습니다. 이제부터 작은 결정이라도 빠르게, 그리고 미루지 말고 해볼 것. 결정 연습을 두고 저 자신에게 전합니다. ‘Why are you so serious?’

참고 자료:

보도 섀펴의 이기는 습관. Bodo Schafer. 박성원 옮김. 토네이도

에피쿠로스 쾌락. Epicurus. 박문재 옮김. 현대지성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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