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3

오늘은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영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예순네 살에 쿠바 아바나에서 미국 플로리다까지 180km를 헤엄쳐 건넌 다이애나 나이애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20대에 같은 도전을 했지만 실패했던 그녀는 장거리 수영을 그만둔 지 40년이 지났습니다. ‘모두가 진부한 인생에 굴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라며 예순 살 생일에 친구에게 투덜대다가 어머님의 유품에서 우연히 메리 올리버의 글을 읽습니다.

“말해 보아라, 격정적이고 귀중하며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쓸 생각인가?

(Tell me, what is it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그녀는 이 문장의 울림으로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써야 할지 결심합니다.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다시 건너기를 네 번의 실패 끝에 다섯 번째 도전에서 드디어 성공합니다. 불굴의 의지로 노력하면 못 해낼 것이 없다는 그저 그런 스포츠 영화가 아니었던 이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주인공이 친구와 나눈 진한 포옹의 온기가 제 피부에도 느껴졌던 까닭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당당하게 도움을 청하는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나는 이제 늙었다. 나이가 들었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으니 불쌍하다.’ 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다이애나입니다.

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도전을 응원하고, 각자의 전문성으로 그녀의 필요한 부분을 채우는 조력자들의 활약입니다. 특히 ‘아니다. 멈춰야 한다.’라며 다이애나의 마음과 반대되는 결정이 필요할 때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설득하고 다독이며, 후퇴했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조력자들은 우리의 삶 속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돌아보게 합니다.

알 수 없는 바다는 인생과 닮았습니다. 쉴 새 없이 일렁이는 파도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쉽게 나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에 저항하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결국 뒤로 물러서기도 합니다. 바다도 인생도 제대로 알고 길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바다에 순응하며 뒤로 물러설 수 있는 용기를 내거나, 도움을 받으며 수월하게 나아갈 수도 있는 기회는 ‘쉬운 길’만 선택한 사람에게는 아예 불가능합니다. 그녀의 도전에서 쉬운 삶과 목적이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마음은 모든 문제의 상황을 고쳐서, 그걸 목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Marcus Aurelius Antoninus

Edinburgh. Blackwell’s Book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