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2

‘살다 보니 별거 없어요. 하루하루 무탈한 게 제일이에요.’, ‘그저 건강 합시다.’ 삼사 년 전부터 년 초에 부쩍 많이 나누는 덕담은 건강과 무탈에 대한 기원입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요. 노력만 한다면 당신의 꿈을 전부 이룰 수 있을 거예요.’ 인사가 더 잘 어울릴 한창 목표를 향해 달리는 사람에게는 앞선 인사말이 와닿지 않을 겁니다. 야망을 가졌다가 한풀 꺾인 인생 선배의 한탄 또는 체념같이 들릴 수 있어요. 혹은 자신은 먼저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배부르게 식사하고 나오면서 ‘에이, 그 맛이 그 맛이야.’ 라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까요? 성취와 좌절의 경험과 그리고 여전히 꿈을 향해 현재 진행 중인 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꿈을 위해 가는 길에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잘 구분할 수 있었다면, 웃는 시간이, 마음 편한 시간이 더 많았겠구나.

‘건강한 삶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나’는 ‘나’에게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진짜 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려고 하면 사방에서 나 대신 결정해 주겠다고 덤벼듭니다. 진짜로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당장의 갈증으로 내 손에 쥐고 싶은 것인지, 에피쿠로스의 문장을 나에게 물음표로 바꾸어 새겨봅니다.

[욕망에 대해서 말하자면, 어떤 것들은 자연스럽고 또 필요하다. 또 다른 것들은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불필요하다. 그리고 자연스럽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이 있다.]

이 세 가지를 잘 구분하고 싶기에 대부분의 선택과 결정에 시간 간격을 둡니다. 즉답을 되도록 하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시간은 기준을 세우고, 기준이 잘 서면 자연스럽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을 ‘필요’라 착각하게 하지 않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은 크고 도전적으로 갖되, ‘필요’로 둔갑한 나를 메마르게 하는 불필요한 욕망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나에게서 떨쳐버리는 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노력입니다.

참고 자료:

Epicurus [주요 교설]

알랭드 보통. 철학의 위안’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정명진 옮김. 에서 인용문 발췌.

Yvon Lambert . Art Bookstore, publisher and gallery,

established in Paris in 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