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43

만남 하나:

‘여러 번을 찾아오셨어요. 만약 투자한다면 저에게 투자를 하고 싶으시다고. 하지만 계속 거절했어요. 투자라는 단어 자체가 매우 생소했거든요. 재무제표 보는 법도 당연히 몰랐고,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맛에만 집중하겠다는 열정과 비즈니스에 대한 무지가 자신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게 했거든요. 설득 끝에 첫 투자를 받아 사업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어요. 보통 이런 경우 엔젤투자자를 만났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저에게는 제 인생을 바꾼 엔젤 같아요.

만남 둘:

말이 달려갈 때를 떠올려 보세요. 한 발을 하늘 높이 들었다가 땅에 내려놓기 전 다른 발을 위로 차올려야 합니다. 근육의 수축이 일어나면서 에너지가 폭발해요. 발을 들었을 때의 불균형이 앞으로 돌진하는 힘을 만듭니다. 저도 같았어요. 살면서 가장 힘들 때 스스로 일으켜 세우는 힘을 찾았어요. 삶의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들은 안정된 균형이 불편해진 상태입니다. 불안과 불균형은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작업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은 무너짐에 대한 경험이었어요.

살다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혹은 비이성적인 상태에서 나를 일으키는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기도 하죠. 지난 일주일 동안 유독 짙은 여운을 남긴 대화를 기록합니다. 요즘 제가 느끼고 있는 순간순간의 주저함을 들킨 듯했어요. 행운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시도를 해야 하고,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불안정과 불균형에서만 나오는 에너지가 중요한데 이를 발견하려면 내면의 힘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이 준비되었는지 돌아봅니다. 사람은 모든 것을 계획하고 예상하려 발버둥을 쳐도 보이는 것 너머를 다 보지는 못합니다. 살아가는 과정 중에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우연이 운명으로 이어지는 순간이 언제가 될지 모르죠.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놀라움을 기다리며 풍성해질 날들을 그려봅니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듯한 들뜬 기분이 마음에 드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