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

명상을 시작한 지 1년. 매일 아침 창가 앞에 앉습니다. 고요한 아침은 3분에서 이제 10분으로 늘었습니다. 명상 첫날이 기억납니다. 40분 달리기도 너끈한데 3분은 우습다며 얕잡아봤다가 바로 겸손해졌던 날입니다. 눈을 감고 30초 정도 지났을까요. 살갗에 닿은 깃이 까끌거리고, 등은 왜 그렇게 간지러운지 팔을 뻗을까 고민하는데 머릿속은 또 난리가 났습니다. 어제 작업실에 노트를 두고 왔나 싶다가 다음 주 미팅 걱정이 몰려왔습니다. 단 3분이었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머릿속을 휘 적고 다니는 과거와 미래로 널뛰는 생각들을 멈추느라 꽤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나서의 요즘 10분은 비교적 순조롭습니다. 물론 매일 그렇진 않습니다. 어떤 날은 만족스럽지만 어떤 날은 집중도 어렵고, 졸기도 합니다. 스케줄이 많은 날은 조급함에 서둘러 일어나고 싶습니다. 완벽하진 않아도 고요한 아침 시간에 조금씩 적응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나도 모르게 사방에서 비집고 들어오는 생각들을 잠시 멈추고 거둘 수 있다는 점입니다.

1월 첫 주, 신년인사가 오고 갑니다. 올해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단단한 일상이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매일 아침 더도 덜도 아닌 10분의 명상 시간을 이어갈 것, 잠시 쉬었던 글 작업을 다시 시작할 것. 쉽게 흔들리는 연약한 마음이 때때로 휘어지더라도 부러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열두 달이 지나서야 10분이 편해진 것처럼 조급함 대신 성실함으로, 모든 순간을 경건한 마음으로 마주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주 함께 하고 싶은 헤르만 헤세의 문장입니다.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부지런함과 노동으로 가득 차 있지만, 성급함이나 걱정 따위는 없다. 그 생활의 밑바탕에는 경건함이 있고, 대지, 물, 공기, 사계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식물과 동물의 생명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