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41

자기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마음속에서는 거친 풍랑이 몰아치는데 겉모습은 잔잔해 보이거나 혹은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막상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 내가 아닌 낯선 이가 마음에 들어앉아 마치 어릴 적 돌을 튕기어 금을 그은 만큼 차지하는 놀이를 하듯 나의 감정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자신이 타인처럼 느껴집니다.

틱낫한 스님은 사람의 본성을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바다의 표면은 고요하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거친 해류가 흐르고 있다.’ 그래서 노련한 선장은 바닷물의 표면은 중요하지 않고, 바다에서 목숨을 앗아가는 문제는 그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합니다.

저는 잠잠한 바다의 표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순간 두려운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속을 알 수 없으니까요. 간간이 파도가 일렁이며, 심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챌 수 있게 신호를 보내주면 좋겠습니다. 오랜 기간 바다를 항해한 선장처럼 능숙하게 알아차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의 마음도 같습니다. 깊은 내면에서 불어오는 비바람이 걷잡을 수 없는 폭풍우가 되기 전 표현할 수 있기를, 그래서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감정들을 정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온한 마음은 잘 정돈된 마음입니다. 자기 내면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들을 덜어내야 할지 알기 위해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정돈되면 마음 깊은 곳의 해류 속도가 빨라지고 방향이 틀어진다 해도 내면의 고요가 평온을 찾는 지혜를 찾아주리라 믿습니다.

세상에서 자신의 영혼이 거하는 내면보다 더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은 없다. 더구나 그곳에는 들여다보기만 해도 즉시 평온을 되찾게 해주는 지혜가 담겨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평온한 마음이란 잘 정돈된 마음이다.

Marcus Aurelius Anton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