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39

[분노에서 자유로워지는 기술에 대하여]

‘화’가 내 몸에서 완전히 사라지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십 분, 한 시간 아니면 하루 혹은 수일 밤? 성향과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결국은 사그라듭니다. 이해 혹은 망각, 때론 체념이든 지금까지 숨 쉬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화는 분명 누그러집니다.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 중에 분노가 가장 파괴적인 감정이라 여겼습니다. 일단 화가 나면 그 순간 현명한 선택은 어렵습니다. 판단을 흐리게 하고, 나도 모르게 감정에 휩싸여 타인의 고통을 바라게 됩니다. 날카로운 칼을 상대방을 향했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칼의 다른 쪽을 손에 꽉 잡은 것이니 결국 나와 상대 모두 칼에 베이는 비참한 결과를 낳습니다. 그렇다고 화를 내야 할 상황에 무조건 참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를 조언합니다.

순식간에 분노를 느껴 폭발하기 전, 잠시 멈출 것. 그리고 숨을 돌리고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릴 것. 차분해지면 문제의 본질에 대해 단호하고 당당하게 말하거나 행동할 것. 분노에 휩싸이면 어떤 이유로 화가 났는지 잊은 채 순간 나의 감정만 표현하느라 막상 꼭 할 말을 하지 못합니다. 분노에 늘 따라오는 가속도가 무섭습니다. 폭발을 멈추지 못하면 자신의 분노를 정당화할 이유를 계속해서 찾느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잠깐의 불편한 감정에 휩싸여 충동적인 반응을 보일지, 아니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할지 이것 또한 나의 선택입니다.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기도문을 외듯 읽으면 좋을 세네카의 문장을 기록합니다.

-조심하시오. 당신의 화가 적들에게 기쁨이 되지 않도록.

-정신은 일단 흔들리기 시작해 무너져버리면 자신을 부리는 노예가 된다.

-적을 너무 세차게 찌르는 바람에 자기 손까지 상처에 깊숙이 박혀서 뺄 수조차 없게 되는 것은 분명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다.

-화에 대한 최고의 치유책은 유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처음에 끓어오르던 기세는 누그러지고 마음을 뒤덮었던 어둠은 걷히거나 최소한 더 짙어지지 않게 된다. 하루 아니, 한 시간도 안 되어 너를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게 만든 것들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고 어떤 것들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숭고한 정신은 조용한 정박자에 단단히 닻을 매고 화의 모든 요소를 진압하면서 항상 자제력을 잃지 않고 평화롭고 질서정연한 모습이다.

Seneca, Lücius Annaeus

참고 자료:

화에 대하여.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김정숙 옮김. 사이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