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37

오늘 나눌 고전 문장은 이번 주 저널에서 처음 소개하는 호라티우스의 문장입니다. 그는 로마에서 가장 유명했던 시인이자 인문주의 고전주의 작가들이 존경하는 스승이었습니다.

[현명한 생각을 해라. 술을 내려라. 짧은 우리네 인생에 긴 욕심일랑 잘라내라. 말하는 사이에도 우리를 시샘한 세월은 흘러갔다. 내일은 믿지 마라. 오늘을 즐겨라.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우리에게 친숙한 카르페 디엠이 바로 호라티우스에게서 나왔습니다. 노예 생활을 했던 그의 아버지는 돈으로 자유를 산 뒤 아들 호라티우스를 플라톤이 세운 아테네 학당을 보내는 등 최상의 교육을 받게 했습니다. 이후 그는 군인 겸 정치가로 활동했지만, 불행하게도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전 재산을 몰수당한 뒤 빈곤층으로 전락했는데요. 그러던 중 마에케나스의 후원을 받아 이탈리아 농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때부터입니다. 어떻게 해야 불안하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하던 그는 자신만의 답을 찾았습니다. 카르페 디엠. 현재에 집중하기를.

[현명한 신은 드러나게 될 결말을 칠흑 어둠 깊이 감추어 버렸으며, 합당치를 넘어서는 인간의 걱정을 조롱한다. 지금 있는 것을 차분하게 꾸려갈 생각으로 나머지는 강물에 흘려 맡겨두오.]

‘지금 있는 것을 차분하게 꾸려갈 생각으로 나머지는 강물에 흘려 맡겨둔다’에 밑줄 긋고, 이렇게 타이핑하면서 기억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과거에 헤어 나오지 못해 허우적거리거나 앞날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막상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입장은 쏙 빠져버릴 때가 있습니다. 힘이 들수록 나의 삶에 대해서 명료하고 확실하게 알고 싶은데… 그러면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에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너무 많은 생각에 소중한 현재를 낭비하지 않기를. 하면 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걱정에 에너지가 몽땅 소진되어 앞으로 나갈 힘을 잃지 않기를. 누군가 그랬습니다. ‘그러므로’는 체념이지만 ‘그렇다면’은 가능성이라고. 지나왔고 거쳐 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모든 순간을 명료하고 확실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지금, 현재에 ‘그렇다면’으로 반응할 것.

참고 자료: 소박함의 지혜. 호라티우스 지음. 김남우 옮김.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