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36

<염세주의자, 차갑고 날카로운 비판, 절망>하면 떠오르는 철학자는? 대부분 쇼펜하우어라 답합니다. 평소 입만 열면 ‘태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말했다는 비관주의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사후 160년이 지난 지금, 현대인들은 유독 쇼펜하우어에게 열광합니다. 그가 살았던 당시에는 능력을 발휘할수록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삶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 삼류 철학자라 비난받았는데 말입니다. 대체 왜 그때는 아니었고 지금은 맞을까요?

이유는 그의 인생 자체에 있습니다. 계속되는 좌절, 자신이 바라는 바는 모조리 이루어지지 않았던 쇼펜하우어의 인생이 현대인의 모습과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죽음, 고통, 좌절을 이야기하지만, 삶 자체를 철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연이은 절망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 외치며 ‘나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라는 사람밖에 없다고’ 의지를 강조합니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아도 6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써온 일기와 만 페이지가 넘는 메모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쇼펜하우어의 문장은  묘한 위로와 동시에 씁쓸한 현대 사회의 슬픔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덕분에 우리도 노력하고 싶은 의지를 되살립니다.

좌절을 겪고 있다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계속 인생이 흘러가는 것 같을 때 쇼펜하우어의 현실적인 조언을 전합니다.

-괴롭다면 평소보다 더 많이 먹고 평소보다 더 많이 자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새로운 시작을 펼쳐 나가면 되는 것이다.

-불행이 터졌을 때보다 불행이 지나간 후가 더 중요하다.

-인생은 실수와 우연으로 덮여 있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실수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실수 뒤엔 항상 우연이라는 것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우연이 무슨 짓을 저질러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거의 실패를 기억하는 것과 과거의 실패에 얽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나는 상처를 기억하고 싶다. 하지만 그 상처에 언제까지나 아파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인생에 대한 극복과 인생에 대한 굴복이다. 숨 쉬는 모든 존재에게 길은 이 두 가지뿐이다.

참고 자료: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지음. 김욱 편역. 포레스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