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33

미간에서 오른 이마 위쪽으로 순식간에 덜 으깨어진 유리 파편이 스치는듯한 통증이 또 찾아왔습니다. 뜨문뜨문 찾아오는 몸의 신호가 낯설지 않지만 불편합니다. 식은땀이 흐르거나 안절부절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위장이 꼬이는 듯하고 뭔가 얹힌 듯하거나. 같은 자극에도 사람들은 각기 다르게 반응하는데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굴 신경이 알려줍니다. 

스트레스는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 되지 않은 개념입니다. 1930년대 헝가리 출신의 내분비학자 한스 젤리에는 쥐에게 여러 가지 불쾌한 물질을 주입한 후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스트레스라는 용어를 만들었는데요. 스트레스 제거를 위한 열망은 현재 가장 떠오르는 거대한 산업의 주요 아이템이자 대부분의 사람이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보 과잉과 좋은 감정만을 추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요인이라고 꼽는데 특히 정보 과잉은 스마트폰 보급되기 전과 비교하면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은 530배 정도 증가했다고 하는 만큼 뇌의 피로도를 한껏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력합니다. 일상의 멈춤을 위해 요가와 명상, 독서와 운동 등 다양한 실천을 하는데요. 이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스트레스와 공존할 수 있는 내가 되는 방법이 있을까요. 

많은 심리학자는 내적 통제위 internal locus of control 개념을 소개합니다. 외부 환경에 흔들리는 자신이 아닌 내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마음 상태.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향한 강력한 통제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유연한 태도를 강조하는데 이를 키우기 위한 실천법은 간단합니다. 길이 막힐 때는 행동 방침을 변경하거나 크고 작은 일을 성취하면서 운이 아니라 내가 직접 이룬 성과라 여기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에릭손 교수에 따르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전문가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꼽습니다. 모든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보다는 ‘피드백에 주목하고 내가 적극적으로 개선시키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가 스트레스에도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훈련법이라 조언합니다. 

너무 심심하다고 불평하는 어린아이에게 할머니는 삶의 지혜를 건넵니다. ‘어떻게 매일 즐겁겠니. 재미있는 날도 있고 힘든 날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심심한 날도 있는 거지. 그게 사는 거지.’ 부정적이든, 긍정적인 감정이든, 스트레스이든 올 테면 와라. 같이 있자. 다가오는 건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에 대담해지는 기분입니다. 나를 되살리는 스트레스에 대하여.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우리가 성숙하거나 온전히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불안을 숨기거나 쫓아내서는 안되고 오직 불안을 헤치고 나가야만 한다. Soren Kierkegaard] 

참고 자료: NERVE. TAYLOR CLARK.

너브. 테일러 클락, 문희경 옮김.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