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26

‘조용히 잘 보고 있어요.’ 건네주신 말씀에 순간 정지합니다. 감사하면서도 여전히 쑥스럽습니다. 숨이 턱하고 막히는 뜨거운 여름 한낮에 온몸이 얼얼해질 정도의 시원한 얼음물을 턱 하니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 역시 응원 메시지는 더운 날 갈증 해소처럼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거든요. ‘이 작업은 진짜로 제가 살려고 하는 거예요.’라 하면 모두 웃으시네요. 진심입니다. 제가 건강한 마음으로 잘 지내고 싶어서 고전을 읽고 발췌하고 글을 씁니다.

그동안 밑줄을 많이 그은 페이지나 발췌한 문장들을 보니 유독 세 명의 고전 철학자들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바로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에픽테토스인데요. 스토아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입니다. 스토아학파는 ‘강인하고 용감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특히나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고 조언합니다. 라이언 홀리데이 작가는 [브레이브]라는 책에서 스토아학파의 네 가지 특징을 용기. 희망. 연습. 절제라 정리합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세네카는 전쟁을 겪고 네로의 광기와 중상모략을 견뎌야만 했고, 거대한 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로마는 전염병과 전쟁으로, 측근은 쿠데타를 일으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에픽테토스는 30년 동안 노예 생활을 했습니다. 역경 속에서도 그들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사상가가 된 이유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처럼 우리 역시 살면서 한 번쯤은 무너지는 경험을 했거나, 지금도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는 무탈해 보이지만 근심에 잠을 이루지 못할 수도,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혹시 나의 실수로 놓치는 것들이 있을까 조바심 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찾아올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은 한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예측은 예측일 뿐 앞일은 알 수 없기에 지금 내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 기준을 세우고, 용기를 내는 습관을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고요. 자신에게 집중하는 모습에 끌려 세 명의 철학자들을 좋아했구나. 지나고 알게 되는 것들이네요. 끝으로 스토아학파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논의 문장으로 마무리합니다. ‘사소한 일들을 실천하면 안녕을 이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안녕은 전혀 사소하지 않다.’

용기, 희망, 연습, 절제를 기억하며 오늘도 단단한 일상을 위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