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24

[매일 점심에는 같은 메뉴만 먹어]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인터뷰 머리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자는 어제도 일주일 전에도 지난달에도 똑같은 식당에서 똑같은 메뉴를 고르는 교수를 보고 궁금했나 봅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새로운 음식을 고를 때 정신이 산만해지는데 일종의 불필요한 자극이라 같은 메뉴의 음식만 먹는다는 답변입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명상과 조깅을 하고 오전 9시 학교에 도착해 연구하고는 오후 5시 퇴근 그리고 오후 9시 잠드는 일과. 허 교수는 자신이 자극적인 것에 약한 사람이라 잘 중독되기 때문에 일상을 깨트릴 수 있는 자극은 피하고 싶다고 하는데요. 연구에 몰두하고 싶기에 자극이 될 만한 요소를 삶에서 배제하는 결심이 대단합니다.

사탕은 입에 넣는 순간 혀의 감각을 마비시킵니다. 입안을 가득 채운 달콤함이 덜 예민하고 덜 느끼게 만들죠. 감각이 안정적인 상태로 다시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하는 일을 위한 항상성 유지에 방해되는 것들. 사탕처럼 단번에 기쁨을 주는 즐거움일 수도 있고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 외의 것들은 멀리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 그리고 자신이 자극에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 자신에게 몰두해본 적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삶을 대하는 태도일 겁니다.

인터뷰 끝에 기자는 목표를 물었습니다. 허 교수는 목표는 없다고. 목표를 가지지 않는 게 오래도록 앞으로 나아갈 때 산만해지지 않는 방법 같다는 말로 마무리합니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은 갑자기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알 수 있는 경험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내가 요즘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지 돌아보며 흐트러진 일상을 다시 정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