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8

‘설마 하루에 세 시간만 자고 이걸 할 수 있겠어.’ 물기의 흔적조차 찾기 힘든 마른 수건을 비틀어 물 한 방울을 내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아무리 시간을 조정해도 세 시간 이상의 수면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서른 즈음. 해낼 거라는 기대는 없었습니다. 일을 함께한 사람들은 대부분 할 수 없을 거라 짐작했습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주어진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다른 방법이 없으니 거저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할 수 밖 에요.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지나갔고 설마 했던 일들을 모두 해냈습니다. 물론 후폭풍도 있었죠.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 순간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강인한 힘이 필요할 때면 그때를 떠올립니다.

우리에게는 각자 ‘나 참 강했구나. 그 시간을 어떻게 버텨왔을까’ 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은 후에 찾아오는 다른 시련과 도전을 받아들이는데 용기를 내게 합니다. 가끔은 ‘설마 그때보다 힘들겠어? 지난 번에도 잘했는데 이번에도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가 눈물 흘리며 후회할 때도 있지만 결국 해냅니다.

신경심리학자인 릭 핸슨 박사는 사람이 가지는 내면의 강인함에는 에너지와 결의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힘찬 발걸음으로 길을 걸을 때 느낄 수 있는 은근한 근육의 긴장감은 스스로 강인하다는 느낌과 친숙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강인함의 감각을 돌이키는 습관을 기르도록 조언합니다. 누군가를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단단함을 위해서입니다.

나의 예전 강인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 경기 일정이 없는 운동선수가 매일 근육과 마인드에 집중하며 언제든지 고강도의 훈련을 버텨낼 신체를 유지하는 것과 같습니다. 강인함에 대한 감각을 의도적으로 친숙하게 만드는 습관.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참고자료: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다상 출판사

         붓다 브레인. 릭 핸슨. 불광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