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7

따뜻한 차. 10분 명상. 가벼운 스트레칭 후 몇 줄, 몇 페이지 책 읽기. 매우 단조롭고 실천하기 어렵지 않지만, 만족감은 제일 큰 하루 시작 루틴. 다른 매체가 아닌 내가 만든 공간에서 오직 내가 쓰고 싶은 가벼운 주제로 글쓰기. 이번 주 저널 업데이트는 일주일 루틴. 그리고 하나의 주제를 느긋하게 배우기. 한 해의 시작과 끝의 차이를 확인하는 일 년 루틴.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 새로운 자극을 받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듯, 저는 반복되는 습관을 지켜냈을 때 힘이 납니다. 정신없는 일상에서 그래도 나를 위해 뭔가를 했다는 만족감과 안정감이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선뜻 마음 내어줄 너그러움과 용기도 얻습니다.

올해 1일, 1주일, 1년 루틴에는 빠짐없이 고전이 함께하는데요. 자연스럽게 라틴어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본격적으로 공부할지 말지를 판단하고 싶은, 약간 멀리서 쓱 들여다보는 정도이지만 라틴어 공부에서는 빠질 수 없는 ‘키케로’의 문장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로마의 뛰어난 웅변가이자 정치가였던 키케로. 그가 남긴 수많은 문장은 성품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인간관계에 대한 지혜를 담고 있는데요. 라틴어의 기본을 공부한 다음 단계는 키케로의 원전으로 배운다고 하니 무모한 도전일지, 아니면 성취 가능한 일인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설레는 요즘입니다. 키케로의 많은 문장 중에서 어떤 기록을 할지 고민하다 많은 책에서 인용했던 ‘키케로가 말하는 사람들의 여섯 가지 실수’를 옮겨봅니다.

하나,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서야 나에게 이득이 생긴다는 착각.

둘,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

셋, 자신이 성취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태도.

넷, 타인에게 자기 생각이 옳다고 강요하는 일.

다섯. 사소한 이득이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 끝을 모르는 탐욕.

여섯. 마음을 발전시키고 다듬기를 게을리하는 일.

키케로의 여섯 가지 실수를 읽고 난 후 일상에서 문득문득 생각납니다.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며 후회와 반성을 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내일 당장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계속 남아있기를, 그 마음이 키케로의 문장을 기억하게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