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3

‘라켓의 면을 앞으로 밀어내듯 팔을 뻗어요. 팔목을 쓰지 마요.’ 네트 건너편에서 코치는 계속 외친다. 백핸드를 잘하려 애를 쓸수록 자꾸 손목을 젖히는 습관이 반복되고, 공은 이리저리 비켜나간다. ‘날아오는 공을 끝까지 보랬지. 팔목을 젖히지 말랬지. 공은 라켓에 닿기만 하면 돼.’ 어르고 달래듯 다짐하지만 공이 날아오면, 머릿속은 온통 저 공을 맞히겠다는 생각뿐. 나쁜 습관은 이렇게 되풀이된다. 아무리 다짐을 해도 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반응하는 행동을 바꿔야 하는데 ‘배우는 법을 배우기’의 저자 시어도어 다이먼 박사에게 힌트를 얻는다. […잘못하고 있는 무언가를 바로잡을 때 필요한 첫 단계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는 것’이다. 관찰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 자신의 낡은 방식만을 고집하며 노력한다고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용하다는 것을 모른다. 새로운 방법을 배우려면 우선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관찰하고, 그것을 멈추어야만 한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생각했다. 하루빨리 잘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은 양손 가득 움켜진 사탕을 뺏기지 않으려 힘주고 있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 누구도 아이의 사탕을 뺏을 생각이 없는데. 열심히 라켓을 휘두르는 것이 내 시간과 노력을 뺏기지 않는 거로 생각했다. 공을 어떻게든 맞추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니 옆 코트의 숙련된 이가 에너지를 한껏 모아 정확하게 공을 내려치는데 소리가 들린다. 참 호탕하다. 경쾌한 공의 움직임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잘하고 싶다면 일단 애씀을 멈출 것.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면서 나는 성장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빠져나올 것. 성장을 위한 배움은 ‘멈춤과 관찰’에서 시작한다.

참고자료:

배우는 법을 배우기. 시어도어 다이먼. 원성완 옮김. 민들레

초역 니체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박재현 옮김. 삼호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