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1

미래는 늘 궁금합니다. 미래는 늘 불안합니다. 확실하게 알 수 있다면 궁금하지도 불안하지도 않을 텐데 말이죠. 예측은 불가능하고, 성공에만 세상은 호의를 보인다는 분위기에, 선택의 순간은 돌이킬 수 없는 단 한 번의 기회라는 생각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이면 ‘불안’을 이야기합니다. 시대마다 특징을 잘 나타내는 고유한 병이 있는데요. 지금은 ‘불안’이 일으키는 육체적 정신적 아픔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불안을 잘 소화하기 위해 고전 문장을 집착하듯 찾고 수집하고 있고요.

불안, 불확실성에 대한 받아들임은 ‘우연’을 마주하는 자세와 통합니다. 며칠 전 읽은 페이지에서 몽테뉴의 문장을 찾았는데요. [변덕스러운 의지에 따라 우리에게 영광을 베푸는 우연을 잊지 마라. 나는 우연이 능력보다 앞서서, 한참 앞서서 행진하는 것을 자주 보았다.]

우연은 자연 발생적이거나, 개개인의 통제 범위 밖에 있는 것을 말하는데,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우연을 ‘기회’로 해석할지 아닐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계획되지 않았지만 이미 발생한 사건들을 개인적인 노력으로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능동적인 노력인 ‘계획적인 우연’을 위해서는 호기심, 인내, 융통성, 낙관적인 태도, 위험 감수 행동과 같은 다섯 가지 기술이 필요하고요. (Mitchell, Levin, & Krumboltz, 1999)

점점 세상은 개인의 예측과 계획보다는 계획적인 우연을 위한 탐색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듯합니다. 뜻하지 않게 마주하는 우연에 능동적인 행동을 취하되, 몽테뉴의 말처럼 나의 노력이 결과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기억할 것. 살아가면서 우연은 또 다른 우연으로 이어질 테니 늘 지금은 삶의 과정 중 일부라는 것을 다짐합니다.

참고자료: 불안.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옮김. 은행나무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