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0

‘걱정 그만 하고 어서 발 닦고 자라.’ 어머니의 이 한마디면 냉수 한 잔 벌컥 마신 듯 정신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냐며 속상했죠. 기차가 빨리 달릴수록 급정거 후 앞으로 쏠리는 움직임이 커지듯, 생각의 한 중심에 있는데 그냥 빨리 씻고 우선 자라는 조언은 생각과 감정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서운함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크게 반발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불안과 용기 양극단으로 상상력을 펼치며 시시각각 변했던 생각들은 씻는 동안 누그러질 거라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무심한 문장에는 수많은 전문가가 공통으로 말하는 ‘마음을 휘젓고 다니는 손님을 대하는 생각 정리법’ 세 가지가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잠시 멈추고(인지), 몸을 움직이고(행동), 시간적 거리를 둘 것(시간).

나를 찾아오는 수많은 생각을 내가 제어하거나 막을 수 없지만 나도 모르게 단단히 자리 잡기 전 잠시 멈추고, 씻는 것처럼 (혹은 설거지하고 음악을 듣고 산책과 달리기를 하거나, 빨래를 개는 것처럼) 직접 몸을 움직여 생각의 환기를 할 것. 행동이 바뀌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는 흐른 시간 덕분에 새로운 관점이 가능하고 여기에 개운한 컨디션이 더해져 이성적이고 더 나은 선택을 끌어낸다는 뜻이었죠.

사람들은 하루 중 깨어 있는 16시간 동안 4,000여 가지 정도의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나를 찾아오는 손님들을 막으려 애쓰지 않고 편히 오갈 수 있게 넉넉한 자리를 내어주는 여유. 그러고 나서 어떤 생각과 감정을 나에게 자리잡게 할지 결정하는데 에너지를 쏟고 싶습니다. 마음에 찾아오는 손님들과 공존하는 당신의 방법은 무엇인가요?